동아일보

시금치의 경우, 현재 4kg에 54,840원으로 한 달 전 17,710원과 비교하면 219%나 올랐어요. 작년 가장 비쌌던 시기와 비교해도 8.6% 높고, 평년과 비교하면 121.2% 높아요. 상추 역시 한 달 새 4배나 가격이 뛰었어요. 지난달 4kg에 2만 원대였던 상추 가격이 현재는 8만 8,000원입니다.

지난해에도 배추 생산량이 폭염, 폭우 등으로 감소하여 도매가격이 치솟아 '금추'라고 부를 정도였는데, 올해는 더 오를 전망이에요. 

수미감자, 이제 못 먹어요

수미감자는 1978년 처음 한국에 도입된 후로 45년간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었어요. 수확량도 매우 높고, 맛도 좋아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감자였어요. 하지만 기온이 변하면서, 병충해 피해가 심해지는 등 수확량이 확 줄어들었어요. 

작년, 포카칩이 마트에서 자취를 감추고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던 지구인들이 있었을 텐데요. 기후변화는 앞으로 더 극심해져서, 우리가 익숙하게 먹었던 농산물들은 점점 소수만 즐길 수 있게 될 거예요.

설탕, 커피, 올리브 가격도 올라요

한국은 쌀을 제외하곤 농산물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인 거 아시죠? 때문에 각국이 식량부족으로 자국 소비를 우선으로 해 수출을 제한하면, 한국에서는 식량대란이 일어날 수 있어요. 

베트남과 인도 등에서 재배하는 커피콩 품종인 로부스타의 가격은 올해 약 50% 인상되어요. 인도는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데요. 때문에 토마토는 반년 만에 가격이 5배 폭등하고, 설탕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 역시 생산량이 대폭 줄어 전 세계적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에요. 

스페인 역시 가뭄으로 올리브의 작황 상황이 좋지 않아요. 스페인은 세계 올리브의 절반을 생산하는 국가예요. 올리브 가격이 1㎏ 당 7유로(약 1만 원)를 넘으며 역대 최고 수준에서 거래 중이에요. 올리브오일 가격도 올해 큰 폭으로 인상될 전망이에요.

가격 상승은 농작물 뿐만이 아니에요. 양식어 사료의 주된 재료가 되는 멸치 어획량이 해수 온도 상승으로 급감하여 양식어 사료 가격도 인상되었어요. 

육류는 물론이고 우유, 치즈 등의 가격도 인상되고 있어요. 

기후 위기가 심해질수록 건강한 먹거리는 찾기 어려워져요

장마 기간에는 습도는 높고 일조량은 부족하여 농산물이 연약해져 병충해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는데 올해는 장마 기간이 길어 해충이 더 빨리 발생하고 있어요. 

벼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벼는 잎도열병 등 다양한 병에 노출되며, 해충이 잘 발생해 농약을 자주 뿌려줘야 해요. 

고추 탄저병은 고온다습할 때 발생이 심하고, 고온이 지속되면 피해가 심해져요. 비가 그칠 때마다 틈틈이 방제를 해 농약 사용이 더 많아져요. 

주로 빗물에 의해 발생하는 고추 탄저균, 농업인신문

콩 장마철 이후에는 뿌리에서 공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줄어들어 비료를 뿌려지며, 갈색무늬 병, 잎마름병 등 곰팡이성 병해가 심해져 10일 간격으로 농약을 뿌려야 해요. 

이러한 농약 사용을 결국 토양을 망가트리고, 벌과 같은 익충이 점점 사라지게 만듭니다. 

실제로 지난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경남 김해시 한 농가에서 출하된 상추를 식품으로 부적합하다고 판정받았는데요. 상추에선 살충제(농약) 옥사딕실이 1kg당 0.22mg 검출되었는데, 이는 기준치를 22배 초과한 수치예요. 

충남 논산시 한 농가에서 출하한 타임 역시 디노테퓨란 등 5개 잔류농약이 기준치를 대폭 초과하였는데, 기준치를 149배나 초과하여 1.49mg의 피리디벤이란 농약이 검출된 바 있어요.

집중 호우 여파로 과도하게 농약을 사용하여 '식품 부적합' 판정받은 농산물이 늘어나고 있어요. 문제는 이렇게 농약이 검출되어도 식약처가 판매 중지와 회수 명령을 할 수 없다는 거예요. 현행법상 제조업으로 등록된 영업자에게만 회수 명령을 할 수 있는데, 농가는 제조업으로 등록이 되지 않아 자진 회수만 권고가 가능해요. 하지만 소규모 농가는 한 번 유통되면, 유통 경로를 알기 어려워 자진회수가 거의 불가능해서 이런 불량 농산물들이 아무 조처 없이 시장이나 마트에서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요.

식중독 위험도 높아져요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하천 등이 범람하여 가축 분노나 쓰레기 등이 지하수와 농작물들을 오염시킬 수 있어요. 

이를 먹게 되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니 침수가 된 식품은 섭취하면 안 돼요. 익힌 음식을 되도록 먹어야 하고, 냄새나 상태가 안 좋은 음식은 무조건 버려야해요. 특히 채소류는 3회 이상 깨끗하게 세척해야 합니다. 

폭우와 폭염으로 안전한 먹거리가 위협받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