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제 동물들이 살처분이 되고 있는 와중에, 감염 소는 살처분 되었으니 안심하고 소고기와 우유를 먹어도 된다는 뉴스를 보았는데 너무 기괴했어요. 고기를 먹기 위해 좁은 축사에 동물들을 몰아넣고, 좁은 공간 때문에 전염병이 생기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살처분을 하고, 이 끊임없는 굴레가 언제쯤 끝나나요? 오늘은 한국에서 가축들이 걸린 전염병들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구제역 (FMD)은 2주안에 회복되는 병

🤔 구제역, 어떤 병이야? 

🔍 구제역 청정국이 되기 위해 백신은 안 썼었어요

구제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지만, 병에 걸리지 않은 가축에게 백신을 빨리 주사하면 감염률은 현저히 떨어져요. 하지만 백신을 사용했을 경우, 구제역에서 안전하다는 ‘구제역 청정국'에서 빠지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축산물을 수출하기가 어려워져요.

2010년, 한국은 ‘구제역 청정국'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돼지와 소를 348만 마리나 살처분 했어요. 348만 마리라니.. 서울시 인구 40% 정도가 죽임을 당한 거예요. 

6개월 만에 2,993만마리의 닭이 살처분 된 조류독감 (AI)

🤔 조류독감, 어떤 병이야? 

철새, 닭, 오리 등 조류에게서 발병되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이에요. 조류가 이 병에 걸리면 기관지와 폐 등 호흡기에 염증이 생기면서 설사를 하고, 벼슬과 다리 부분이 푸르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서 서서히 죽거나 급사해요.  해당 전염병에 걸리면 사망률은 100%에 가까워요. 낮은 확률이지만, 밀접 접촉한다면 사람에게까지도 전염될 수 있어요.

🔍 발생농가 3km 내에만 살아도 죽어요

2017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한국 인구수와 맞먹는 5038만 9천마리의 오리, 닭 등 가금류가 살처분 당했고, 그 중 2020년 11월~ 2021년 4월, 6개월동안 2,993만 4000마리가 살처분 당했어요. 

당시엔 살처분 범위가 발생 지점 기준 반경 3㎞로 제한되어, 조류독감 확진 농가로부터 1.8km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산안마을이란 곳에선 비감염 닭들이 3만7천마리나 죽임을 당한 적도 있었어요. 산안마을은 해당 방역대에서 유일한 동물복지 농장이었고, 한 번도 조류독감에 감염되지 않아 공장식 축산업이 빈번한 전염병의 발생 원인이라는 걸 입증하던 곳 중 하나였지만, 동물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정부 정책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어요. 

2022년부터는 그나마 500m 이내로 변경(오리의 경우 1km) 되어, 한 해 1519만 마리에서 424만 마리로 살처분 되는 개체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한국은 올해부터 조류독감 청정국 지위를 다시 회복하였지만, 최종 살처분이 완료된 이후 28일간 추가 발생이 없고, 해당 기간 바이러스 순환 증거가 없었다는 사실만 입증되면 회복되는 지위이기 때문에 언제 다시 박탈될지는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요.

아프리카 돼지열병 (ASF)

🤔 아프리카 돼지열병, 어떤 병이야? 

돼지에게서 발병되는 전염병으로 고열, 식욕부진, 구토, 출혈 증상을 보이다 4-15일 이내 사망에 이르는 치사율 100%의 무서운 병이에요.

🔍 마구잡이로 죽이면 끝?

한국에서는 2010년 처음 시작해서, 2019년부터 올해 3월까지 총 62만 3722만 마리가 살처분 당했어요. 하지만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전파할지도 모른다는 의심 때문에 전국에서 잡아 죽인 멧돼지 수만 마리를 포함시키면 더 높은 수치일거라 예상돼요. 

2019년 파주 연천군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살처분 결정에 반발하며 모든 대상 농가들이 결정을 거부하는 등 살처분은 농가에서도 반발이 심한 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