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시, 다 잘라서 살림 좀 나아졌나 🌳

#전주시 #남천교 #벌목 #수라 #새만금갯벌

2023. 3. 31.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FROM. 지구

이번 주 지구엽서

전주시의 벌목
수라 GV 다녀온 이야기
내 피부에 찰떡인 샤워퍼프
술도 발암물질이라고?

첫 번째 엽서

나무없는 공원에 나들이 가요🌳🧑‍🦲

안녕하세요 지구인 여러분!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이 코 끝까지 찾아왔어요. 봄나들이 즐기고 계시나요? 🌸

저는 인위적으로 사람이 꾸민 티가 나는 장소보단 자연스러운 곳이 더 감동적이고 멋지다고 생각하는데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솟아있는 나무들, 들판에 어지럽게 피어있는 들꽃들, 물결 넘치듯 넘실대는 억새들... 보기만 해도 힐링 되지 않나요?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광지에 으레 당연하게 있던 하트 모양 프로포즈 스테이지, 휘황찬란한 조명, 거대 포장마차 등에 대한 비판이 생기고 있어요. 지구인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광지의 풍경에서 중요한 부분이 어떤걸까요?

전주 남천교의 풍경 변화 / 썸머Summer @studio__FLEUR 트위터

버드나무가 멋졌던 남천교의 풍경

전주에 있는 남천교는 조선시대 영조 때 유실(1753) 되었던 다리였으나 정조가 다시 재건(1790) 하였고, 현재는 옛 모습을 본 떠 다시 세운 것(2009)이에요. 수려한 경관으로 인근 한옥마을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애정 하는 곳이었어요.

전주천의 버드나무가 잘라나기 전, 후 / 전북환경운동연합

전주시는 올해 주요 명소에 수목을 제거하고 있는데요. 2~3월엔 1억 5천만 원을 들여 버드나무 등을 전주천에서 120그루, 산천에서 140그루를 제거했으며,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진 사업비 8억 원을 투자하여 주변환경 개선과 함께 수십 년째 자라온 나무 40여 그루를 벌목하였어요.

환경단체 회원이 잘려져 나간 버드나무 밑동을 줄자로 재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전주시가 벌목을 강행한 이유가 뭐야?

1) 글로벌 관광 환경 개선

벌목을 강행한 지역 중 오목대는 언덕에서 한옥마을을 볼 수 있는데요. 그간 나무가 우거져 한옥마을 전망이 좋지 않다는 민원이 있어 전망권 확보를 위해 시에서 공사를 진행했다고 해요. 수십 년간 자라왔던 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비교적 높이가 낮은 나무를 새로 심고 있어요.

시에서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전북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쳤다고 하는데, 환경단체에서는 고유 수종 벌목은 심의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사업 중단과 원상복구를 요구했어요.

2) 홍수 등 재난 방지

집중호우가 발생하였을 때를 대비하여 하천의 제방을 튼튼하게 하는 과정에서 버드나무 등을 벌목하고 일부 억새군락지를 제거한 것인데요. 재난 방지에만 치우치다 보니 환경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가 없었음을 전주시에서 일부 인정을 했어요.

하지만 시민단체에서는 홍수 시 하천 수위를 고려하는 등 나무들이 재난 방지에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무작정 나무를 다 베어버리는 것에 행정 편의적인 벌목이라며 도시에 대한 감수성이 없다고 비판했어요.

또한 환경단체에서는 이런 생태하천을 만들기 위해 20년이 걸렸다며, 시민들과 연대해 얼마 남지 않은 나무를 지키겠다고 밝혔어요. 현재 시민들의 항의로 전주천 벌목은 중지되었으며, 남쪽편 30여 그루만 남아있는 상태예요.

끝날 때 까지 끝이 아닌 벌목, 버들빛 네이버 블로그 /rhyu

이게 끝이 아니라고?

남천교 벌목은 일시 중지 되었지만, 다른 지역에서의 벌목은 진행이 되고 있어요. 전주시 환경단체들과 전주시의원 8명은 전주시가 객관적인 근거나 자문 절차 없이 더 큰 규모의 벌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전주시에서는 실제로 앞으로도 생태 환경보단 재해 예방에 더 초점을 맞추어 관리하겠다고 답했는데요. 재해 예방도 중요하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자행되는 벌목에 '차 사고가 무서워서 고속도로를 없애는 격'이라며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어요.

시민들의 항의글로 도배되어있는 전주시 자유게시판

추신. 못다한 이야기

수라 GV 이야기 🐣

어제인 목요일 지구와 에디터들은
수라 시사회에 방문했어요!

수라는 저번 엽서에서 짧게 소개했었는데
혹시 다녀오신 지구인님 계시나요? ✋

황윤 감독님과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단장님과 함께한 뜻깊은 시사회였어요. 혹시 시사회를 놓치셨다면! 4월 동안 많은 지역에서 시사회를 진행하니 아래 링크를 클릭하셔서 꼭 시청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시간이 갔나 모를 정도로 웃고 울고 한 정말 감동적인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시사회 일정 확인하기

수라 예고편

'수라'는 새만금간척사업 30년 후 생태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아직 매립이 진행이 되지 않은 아름다운 갯벌 '수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국토부에서는 '수라'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황폐한 땅이라고 주장하며 이곳에 '새만금 국제공항'을 지으려고 하고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이곳은 멸종 위기종인 흰발농게 등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어요.

환경단체는 국토부 장관을 대상으로 '새만금 국제공항'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에요. 포털사이트나 SNS에 수라 이야기를 올려주시는 것만으로도 재판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시니 많은 지구인 분들이 수라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새만금간척사업이란? 1991년 시작되어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사업으로, 바다에 세계 최대 방조제를 건설하고 바닷물을 막아 갯벌을 황폐화시키고 땅을 매립하는 간척 사업이에요. 서울의 2/3 크기의 새만금 사업지는 멀쩡한 갯벌을 메운 탓에 전북지역의 어업 생산량을 70%나 급감시켜 어민들의 삶을 망가트렸고, 멸종 위기종을 포함해 새들은 86%나 감소하는 등 생태계를 망가트리고 있어요. 총 사업비 22조 원 가운데 8억 원이 투자되어 현재 43%만이 완성된 상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