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위치한 ‘쓰레기 산’은 불법 폐기물 투기꾼들에 의해 생겨나는 경우가 많아요. 위에 소개했던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고요.

불법 폐기물 투기꾼들이 지자체나 개인 땅 소유주에게 재활용 분류 작업장이나 여타 사업장이 필요하다고 속여 장소를 빌린 뒤, 쓰레기를 불법으로 투기하고 도망가 버리는 거죠🦹

실제로 2016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이런 수법으로 생겨난 쓰레기 산만 전국에 320여 곳으로, 총 159만 톤이 넘어요. 현재는 더 늘어나 400여 개라고 해요.

한편, 2019년 미국 CNN 방송이 경북 의성군의 쓰레기 산을 보도한 적이 있는데요! 이때 전 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친 후 지난 2년 동안 대대적인 제거 작업을 진행했어요. 무려 300곳 가까운 쓰레기 산을 겨우 치웠죠. 그 결과로 작년 12월 기준 모두 91곳만 남은 상태예요.

쓰레기 산의 폐기물은 그 종류를 알 수 없는 것들이 마구잡이로 쌓이기 때문에 쓰레기 더미 안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해요. 기압이 낮을 때는 화재 연기가 하루 종일 사라지지 않고 쓰레기 산이 있는 마을 전체를 뒤덮기도 하고요. 대기 및 수질을 오염시켜 인근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며 악취를 풍겨 일상을 망가트리죠.

게다가 최근 불법 폐기물로 인해 죽은 땅의 흙과 모래의 성분을 분석해 보니 중금속 범벅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토양 오염이 아주 심각한 상태로, 1급 발암물질인 비소를 포함한 신경독성 물질인 카드뮴, 납 등 여러 유해 물질이 기준치를 훌쩍 넘는 수치로 검출됐어요. 

투기꾼들을 잡지 못하거나, 잡았다고 해도 결국 쓰레기 산을 처리하는 일을 담당하는 곳은 정부인데요. 정부가 직접 폐기물을 치우고 구상권*을 청구하고 있기는 하지만, 처리 비용이 어마 무시하게 들고, 보통 환수액이 처리 비용의 1%에 불과해요. 결국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실제로 올해 천안시에서도 쓰레기 산 처리를 위해 엄청난 양의 세금을 들였어요. 천안시에는 총 11곳에 3만 8140여 t의 불법 투기 폐기물이 쌓여있었는데요. 이중 병천면 봉황로에 쌓인 1만 8000t의 폐기물 중 3000t을 올해 말까지 행정대집행**을 통해 처리할 예정이에요. 이를 위해서 국비 7억, 지방비 3억 등 모두 10억이 들어가죠. 나머지 1만 5000t에 대해서는 추가 국비 요청을 해야 해서 처리가 미뤄지고 있어요.

또 다른 성환읍 신가리 6100t의 폐기물은 올해 말까지 39억 6700여만 원의 전액 국비를 들여 행정대집행을 통해 치울 계획이며 현재 60~70%가량 정리되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앞서 언급했던 경북 의성군의 쓰레기 산의 경우 무려 20.8만 t 규모의 쓰레기 산을 치워야 했는데, 이를 위해 국비 184억 8천만 원, 지방비 113억 7천만 원 등 총 298억 5천만 원의 세금이 쓰였다는 사실😲

이런 식으로 작년까지 1200억여 원을 들여 130여만 톤의 쓰레기 산을 처리했고, 올해는 불법 폐기물 27만여 톤을 치우는 데 64억 원을 투입했죠.

하지만 아직도 전국 곳곳에 몰래 버려진 불법 투기물이 얼마나 많을지, 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세금을 들여야 할지 까마득한 상황이라는... 😮‍💨

쓰레기 산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이유로 불법 투기로 인해 받게 되는 처벌보다 얻는 이득이 컸기 때문이에요.

폐기물을 불법으로 투기하다 적발 시, 최고 징역 2년 혹은 2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요. 이 벌금이 실제 쓰레기 처리 비용보다 적은 데다가 불법 폐기물을 치우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만한 법 조항이 없는 상황이에요. 실제로 2020년 상반기 동안 쓰레기 불법 투기로 검거된 사람은 2천여 명에 달하는데, 그중 실제로 구속된 사람은 44명뿐이라고🚔

한편 지난해 5월부터 ‘폐기물 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되어, 처벌은 강화되었어요. 하지만 변경된 법의 효과는 아직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에요. 워낙 쓰레기 산 범죄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쓰레기 처리에 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법망을 피해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할 위험성이 충분하기 때문이에요.

우선, 근본적인 원인으로 쓰레기양은 갈수록 늘어나는 데 비해 소각장, 매립지 등 처리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아요.

코로나19 확산 등 최근 여러 요인으로 인해 온라인 거래 및 배달 문화가 보편화하면서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생활폐기물마저 급격히 늘었고, 사회가 풍요로워지면서 점점 더 많은 쓰레기가 쌓여가고 있죠. 그런데 전국의 매립지는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고요.

지난해 인천시는 관내에 있는 수도권 매립지가 2025년 8월이면 포화 상태가 될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서울과 수도권의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전국의 생활폐기물 매립지 215곳도 4년 뒤 65곳, 9년 뒤에는 120곳이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요. 그런데도 지자체의 소각장이나 매립지 조성 계획은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죠.

게다가 매립지나 소각장이 부족해 처리하지 못하는 쓰레기가 늘어나면, 폐기물 처리 단가는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2018년에 t 당 평균 23만 원대였던 쓰레기 소각 비용은 불과 2년 만인 지난해 29만 원대로 크게 올랐어요. 또한 14만원대였던 쓰레기 매립 비용은 23만원대가 됐죠.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요📈

이렇게 폐기물 처리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한 결과로 불법 폐기물 투기꾼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거예요. 이들이 싼 가격에 폐기물을 처리해 주겠다고 사업주에게 접근하면 상당수 사업주는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거죠.

“폐플라스틱, 분류하지 않은 폐지, 폐금속 등 고체 폐기물 총 24종의 수입을 중단하겠다.”

2017년 말부터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면서부터 ‘쓰레기 대란’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죠. 이전까지 중국은 전 세계에서 56%의 쓰레기를 수입해 전기나 열에너지를 만드는 연료로 쓰고 재활용품을 만들기도 했었는데요. 이런 중국이 더 이상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자, 한국 업체들은 수거한 폐기물을 되팔 수출처를 찾지 못하게 된 거예요. 중국 내 쓰레기 문제도 심각하기 때문에, 쓰레기 수입 중단과 관련한 입장은 변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더 이상 묻을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비용 문제로 불법이 판치는 상황에 해결책은 어디 있는지 막막하기만 한 상황이에요.

그렇다면, 쓰레기를 받아줄 곳이 없는 이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쓰레기 산을 만드는 건 불법 투기꾼뿐만이 아니에요. 쓰레기는 우리 눈 앞에서 사라졌다고, 결코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