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드 코로나의 시작과 함께 제주는 오가는 항공권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어요. 하루 평균 4만 1000여 명이 제주를 찾으면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같은 기간 관광객 규모로 회복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사랑하고 자주 찾는 제주는, 한국에서 자연 생태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이죠! 그리고 지금은 무분별한 개발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기의 섬이기도 하고요🗿

제주의 자연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특히 최근 제주 해안이 사막화로 인해 바위가 하얗게 변하고 있어 충격적인 모습입니다.

사진 속 바위들이 하얗게 변해가는 모습 보이시나요? 까만 바위가 하얗게 변하는 갯녹음 현상이 제주도 내 모든 해안지역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전부 심각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해요!

갯녹음 현상이란 바다의 환경을 깨끗하게 해주는 해조들이 죽어가며 바위나 해저의 바닥 등에 달라붙어 바다 표면을 흰색 또는 붉은색으로 보이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렇게 갯녹음이 퍼져 있다는 건 사실상 그곳엔 아무것도 살지 않는 죽음의 바다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죠. 

특히나 제주 바다에서 눈에 띄게 줄어든 건 해조류예요. 제주도 특산물인 톳과 감태, 미역 등이 제주 전역에서 급격히 줄었어요. 예전엔 해초가 너무 많아 해녀들의 오리발에 마구 걸려 물질을 괴롭히기도 했는데 말이죠. 

불과 4~5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에요.

해조류가 줄어들며 이를 먹이로 하는 전복, 오분자기, 소라 성게는 물론 제주 대표 어종인 자리돔도 함께 줄어들었어요. 그나마 성게는 잡히긴 하는데, 예전의 알이 꽉 찼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이젠 텅 비어있죠. 수십 년간 물질을 해오던 해녀들마저 수입을 얻지 못해 바다를 떠나는 실정입니다.

감태와 톳이 있었던 자리는 낯선 것들이 메워가고 있어요. 대만이나 필리핀, 호주 같은 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그물코돌산호나 거품돌산호 같은 것들이죠. 그물코돌산호는 1990년대 말까지도 전문 다이버들에게만 가끔 목격될 정도로 희귀종이었는데, 2000년대 들어 급속하게 퍼지면서 이제는 제주도 전 연안에 서식 중일 정도가 되었다고😮

열대 종이 서식한다는 사실로 예상 가능하듯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상승’은 갯녹음 현상의 주요 원인이에요. 우도의 한 해녀가 예전과 달리 요즘 겨울 바다는 별로 차갑지 않아 두꺼운 옷을 입을 필요도 없다고 말할 정도이죠.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 바다의 수온은 지난 36년 동안 2도가 상승했고, 동계 수온은 무려 3.6도나 상승했어요. 바다 수온이 1도 오르는 건 육상의 기온이 5∼10도 이상 오르는 것과 같다고 보면 돼요. 해수 온도 2도의 변화가 기온 10∼20도 이상의 변화인 셈입니다.

화려해진 제주 바다 🐠

제주 바닷속이 따뜻해지며 형형색색의 아열대 생물들로 가득 차 ‘산호 정원’이 생기는 등 스쿠버다이빙의 메카로 변했다고 하죠. 그런데 이와 함께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제주 연안을 노무라입깃해파리, 작은 부레관해파리 등 독성 해파리들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해요. 짧은 기간 동안 변해버린 바다의 모습에 비록 눈은 즐겁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것 같아요.

제주 바다 갯녹음 현상의 또 하나의 원인으로는 환경오염을 꼽습니다. 기후변화를 촉진시키는 것도 우리이긴 하지만 환경을 오염시키면서 바다를 사막화시키는데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죠. 

갯녹음 원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연안은 다른 바다와 달리 복합적인 환경오염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해요. 직접적 요인으로는 양식장 배출수, 하수종말처리장의 과부하가 있으며 이외에도 인간에 의한 해양 스트레스 레벨이 높다*고 합니다.

특히나 제주는 인구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하수처리 시설로 인해 고통받고 있어요. 제주도가 오래전부터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추진하면서 투자유치와 인구 유입 정책을 집중적으로 펼치면서도 도민 생활에 영향을 직접 주는 하수 인프라 확충은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죠. 

제주지역 하수처리 시설이 용량을 초과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바다로 흘러드는 심각한 문제도 나타나고 있어요. 게다가 제주하수처리장 포화 등을 이유로 제주시에서 발생한 하수를 동부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동부하수처리장 지역 주민이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고요.

제주의 하수종말처리장은 1994년 하루 처리량 6만 톤 규모로 지어져 운영을 시작했는데요. 이후 잇따른 주택 공급 확대와 대규모 건물이 들어서면서 수차례 증설했고, 지금은 하루 처리량을 13만 톤으로 늘렸지만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처리장의 규모를 증설하기 위한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 반대와 공사 업체 선정이 원활히 되지 않아 미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생활하수뿐만 아니라 우리가 해안가에 버린 쓰레기들이 바다로 유입되기도 하죠. 이렇게 바다 안에서 썩어가는 쓰레기들이 생물들에게 주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주에는 매년 2만 t 이상의 해양 쓰레기가 바다로 밀려들고 있다고 해요. 이를 수거하고 처리하는 데 매년 6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들이고 있고요. 하지만, 절반 정도밖에 처리를 못하고 있어 해양 오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 곳곳의 아름다운 해안들이 플라스틱, 폐 그물, 낚시도구, 생활 쓰레기, 스티로폼, 비닐 등으로 어지럽게 엉켜있고 둥둥 떠다니며 파래와 섞여 있는 모습은 이제 흔한 광경이 되었죠😢

한편 매년 20마리 정도의 바다거북이 해양 쓰레기로 인해 죽고 있어요. 한 바다거북의 뱃속에는 과자 봉지 등 플라스틱 조각 225개가 발견됐었죠. 바다거북 이외에도 플라스틱 가닥, 어망 조각, 스티로폼 등을 먹고 죽은 참고래 등 수많은 바다 생물들이 목숨을 잃고 있고요.

사진 속 하얀 비닐의 정체는 바로 제주도 매립장에 쌓인 압축 쓰레기예요. 밀려들어오는 쓰레기를 바로바로 처리할 수 없어 임시로 비닐로 둘둘 말아 쌓아둔 거죠. 쓰레기를 보관하기 위해 또 다른 쓰레기인 비닐을 발생시킨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주도 내 폐기물 처리 시설은 대부분 포화상태에 다다랐어요. 제주시에 위치한 봉개, 서부, 동부 매립장의 경우는 이미 사용 수명을 다했고, 2019년에 가동을 시작한 동복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매립장을 제외하고는, 다른 매립장도 여유 용량이 얼마 남지 않아 2030년 안으로 사용 기한이 다할 것으로 예상돼요.

부끄러운 일이지만, 넘치는 쓰레기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해외로 몰래 수출하는 사태도 있었어요. 2018년 제주산 쓰레기를 재활용으로 속여 필리핀 민다나오섬으로 불법 수출했는데, 당시 필리핀의 환경운동 단체들의 "쓰레기를 한국으로 가져가라”라는 시위 끝에 결국 국제 문제로 커졌고, 2020년 수차례에 걸쳐 다시 가져오게 됐죠😵

제주도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폐기물을 매립할 만한 땅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지리적 특성상 폐기물을 다른 지역으로 운반하는 것 또한 쉽지 않고요. 게다가, 유입되는 인구가 많으니 쓰레기도 더욱 많아져, 처리하기도 전에 계속해서 쌓이는 실정이라 관리하기 더욱 어려워요.

지금까지 함께 살펴본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바로 제주에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한때 제주 이주 열풍이 불며 월 1000명 이상의 순유입 흐름이 지속될 정도로 제주로 이사하는 인구가 많았어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57.6만 명에서 67.6만 명으로, 총 10만 명가량이 증가할 정도로 말이죠.

게다가 제주도는 2013년 처음으로 연간 관광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한 이래로 단 한차례도 천만 명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여행지가 됐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작년부터 외국인들의 방문은 줄었지만, 대신 최신 트렌드와 함께 힐링과 휴식을 즐기려는 내국인들의 방문이 늘면서 여전히 1000만 명 이상 관광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이렇게 늘어난 인구와 과잉 관광으로 인해 교통난, 쓰레기 문제, 오·폐수 처리 문제, 자연환경 훼손, 부동산 값 및 생활비 폭등 등 여러 문제를 떠안게 된 상황이에요. 인구증가와 난개발 이전에 생겨날 여러 문제에 대한 예방책을 충분히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거죠.

지금은 사실상 무산된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려던 이유가 제주공항이 포화상태라는 것이었지만, 오히려 현재 제주도는 섬 자체가 포화상태로 관광객을 더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2002년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2007년 세계 자연유산 지정,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유네스코 3관왕을 차지한 아름다운 제주를 직접 보고 경험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우리가 관광하며 만들어내는 환경오염과 이로 인한 기후변화로, 제주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모습이라도 보전하려면 제주 사람과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야 해요.

앞으로 제주에 사는 지역민들이 중심이 되어 지속  가능한 제주, 환경수용력을 감안한 관광에 대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절차가 마련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죠! 또한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착한 여행 문화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추신. 못다한 이야기

미세먼지가 자욱했던 지난 금요일(19일), 지구 엽서의 배달원 오랜은 안양천에 나무를 심고 왔어요! 

오랜에서는 곡물 눈 찜질팩의 매출액 5%를 기부하고 있는데요. 구매하는 고객님께서 3가지 기부처 중 한곳을 직접 고르실 수 있어요. 기부처를 '나무 심기'로 선택하시면 '생명의 숲'이라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안양천 나무 심기 프로젝트'에 기부됩니다. 

오랜에서는 이번에 묘목을 기부하면서, 나무 심기 봉사도 참여하였습니다!🌳나무 한 그루는 1년에 35.7g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50그루 정도의 나무를 심으면 경유차 한 대가 1년동안 내뿜는 미세먼지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죠!

안양천은 한때 철새 도래지였지만 위 사진처럼 개발로 인한 각종 오염물질 유입으로 인해 악취와 오염으로 황폐화되어 죽음의 하천이 되어가고 있었는데요. 

이후 시민환경단체와 기업체, 정부의 힘을 합쳐 안양천 살리기 운동을 통해 수질을 회복시키고 식물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공사를 진행했어요.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하천 생태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이번에 심은 나무를 통해 안양천의 회복력이 더욱 좋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저희 오랜도 나무 심기는 처음이었는데요! 생명의숲 나무 심기 활동가님께서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셔서 다치지 않고 심을 수 있었어요. 같은 회차에서 오랜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도 함께 심었는데, 만 5세 이상 생명의숲 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나무를 심으러 다녀오면서 단순히 나무만 심고 오는 것이 아닌, 두발로 걷고, 쓰레기를 줍고, 사람을 만나며 자연의 회복과 평화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볼 수 있었어요.

혹시 님도 시민의 휴식과 관찰의 공간이자 야생동물의 서식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나무 심기에 도움을 주고 싶으신가요? 내년 봄에 생명의 숲에서 또 모집공고를 한다고 하니 진행시 오랜에서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 

봉사 외에도 묘목 구매에 도움을 주고 싶으시다면 국내산 유기농 현미와 무농약 팥으로 만든 오랜 눈 찜질팩도 주목해 주세요 😘

📮 이번주 지구엽서는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