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지도 않고 작성하는 환경영향평가 🙈

#거제노자산 #제주비자림 공통점은?

2023. 12. 1.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FROM. 지구

이번 주 지구엽서

멸종위기종이 있었지만 없었습니다
거짓 보고서로 재판중인 거제도 노자산
제주도 비자림의 엉터리 보고서
환경부가 개발하는 대구 금호강
말론, 보더콜리 BOY

첫 번째 엽서

#70. 멸종위기종이 있었지만 없었습니다

안녕, 지구예요. 지난 20일,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착공식이 열렸어요! 아직 시공사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올린 착공식이었는데요. 착공식에만 군민 세금 3억원을 썼다고 해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1982년 처음 입안되어 환경영향평가 부동의와 행정 심판 등으로 41년 동안 진전이 없었지만, 이번에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되면서 착공식까지 오게 된 거예요. 설악산은 세계 자연 보전 연맹이 지정한 보전 가치가 가장 높은 '1A 등급' 지역이에요. 오색 케이블카 이야기는 지난 엽서에도 썼었는데요. 혹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버튼을 눌러주세요.

#54. 오색 케이블카

3억 원을 쓴 오색 케이블카 착공식

예전에 환경부가 2023년 상반기에 허가한 개발 사업들에 대해 말씀드렸었는데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외에도 제주도 제2 공항, 흑산도 해상 국립공원 공항 같은 수 십 년간 보류되었던 굵직한 개발 사업들이 모두 올해 통과되었어요.

저번 엽서에서는 일회용품 규제가 폐지된다는 소식도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환경부가 만들어진 이유와 환경영향평가가 무엇인지 얘기해 보고 싶어요.

환경부는 규제만 하는 부처예요

이윤을 극대화하고, 지출은 최소화해야 하는 경제 활동에선 환경은 잘 고려되지 않죠. 생태계를 그대로 보전하자고 지정하는 국립공원 같은 곳이 없었다면, 경제논리로 환경이 잘 보존된 곳에 리조트가 생기고 케이블 카가 생기는 건 현대 사회에선 어쩌면 당연한 일이에요. 그래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환경부같이 규제하는 부처가 생긴거 예요.

사업자가 조사하는 환경영향평가

환경부에서 다~ 규제하면, 개발이 아예 불가능하니까 공항 건설이나 관광단지 개발사업, 도로 건설 사업 등 개발 시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18개의 사업들을 국가에서 정해놓고, 이 시설들만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자연훼손과 환경오염을 막거나 최소화하게 했어요.

올해로 시행 30년을 맞이한 환경영향평가는 크게 3가지로 나눠져요.

1. 전략환경평가: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며, 해당 계획의 적정성과 입지의 타당성을 검토하여 사업 시행여부를 결정

2. 환경영향평가: 전략환경평가 통과 후에 진행하며,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저감 방안을 마련

3. 소규모 환경평가: 환경적으로 중요한 지역에서 소규모 개발을 할 경우, 1번과 2번을 한 번에 진행하는 평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조사를 제대로 해야 하지만, 환경부는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환경 보전보다는 개발사업의 편의를 더 중시하고 있어요. 우원식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협의 결과, 모두 3만 8000여 건 중 부동의는 전체의 1.2%인 457건에 불과해요. 나머지 93%인 3만 5000여 건은 동의로 결론났죠. 개발자의 압도적인 승리였어요.

1. 사업자에게 맡기는 환경영향평가

환경 단체에서는 환경영향평가서에서 법정 보호종이 누락되는 일이 빈번하다고 주장하는데요. 그도 그럴것이 이 조사는 사업자가 진행하고 있어요. 당연히 사업자는 개발이 쉽도록 보고서를 작성해요. 조사 대행업체를 보통 쓰기는 하지만, 사업자가 의뢰를 맡기고 비용을 지급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보고서를 기대하긴 어려워요.

2. 저렴한 비용으로 졸속 진행

그간 환경영향평가를 맡기면서 기업이 지불한 금액은 정부 산정 기준액 대비 50%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중 가장 인색한 금액을 지불한 것은 지자체였고, 그 다음이 민간 업체 였어요. 저가 수주로 인해 불량 환경영향평가가 지속적으로 나온다는 지적이 있어요. 금액이 적으니 전문 인력을 키우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요.

3. 지자체가 관할하는 환경영향평가

강원도의 경우 강원특별자치도가 되면서 강원특별법 개정안으로 강원 도지사에게 환경영향평가 권한이 넘어갈 예정이에요. 하지만 지자체에게 권한을 줄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 수요 증대는 지자체의 가장 큰 목표이므로 평가가 제대로 될 리가 없어요.

김진태 강원 도지사는 "온갖 규제로 50년 동안 빼앗겨온 자유와 권리를 도민들이 되찾았다"고 하면서 "강원특별법 개정안으로 환경에 대한 규제를 풀 수 있는 권한을 가져온게 큰 변화"라며 환경영향평가 취지 보다는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만 표명하고 있어요. 특별법은 내년 6월 8일 시행 예정이에요.

거짓 보고서로 재판 중인 거제 노자산 개발

경남 거제시 남부면의 노자산에는 경동건설이 2017년부터 골프장과 숙박시설, 워터파크 등을 세우는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이 중 골프장은 100만 평 규모로 173만 그루의 나무를 없앨 예정이에요. 노자산은 멸종 위기종의 보물 창고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법정보호종 50여종이 살고 있으며, 생태자연도 1등급지예요. 특히 골프장 사업지구에만 멸종 위기종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팔색조의 둥지는 16개나 확인되었고, 멸종 위기 야생생물 2급인 대흥란이 727 개체나 발견되었어요.

전 세계적으로도 멸종위기에 놓인 희귀 여름 철새인 팔색조, 귀여움

하지만 조사 대행업체는 현장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일부만 조사하고도 제대로 조사한 것처럼 보고서를 꾸미고, 법정보호종이 없다고 기록하거나, 차량 통행권의 날짜와 시간 등을 포토샵을 이용해 조작하는 등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여 환경단체들이 항의를 하였고, 이에 2020년 6월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고발을 당했어요.

지난 14일, 검찰은 공무집행방해와 환경영향평가법 날조 등에 대해 업체 대표의 경우 징역 2년과 회사는 벌금 1500만원 등이 구형하였어요. 실제 선고는 12월 14일 진행될 예정이에요. 선고 결과는 엽서로 빠르게 전달드릴게요.

업체 대표는 5년간 160여 차례 환경영향평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2021년에도 부산 대저대교 건설시에도 현장 조사를 하지 않은 채 허위로 기초자료를 작성해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어요.

거짓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만 아니었다면, 이 사업은 애초에 시작도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거짓 문서로 소송 중에 있는데도 아무런 문제 없이 이미 다음 단계인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으며 현재 마무리 중에 있어요.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고발을 해놓고도, 이미 통과한 후이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를 취소할 수 없다고 발표했어요.

제주 비자림 개발의 엉터리 보고서

제주도는 아직 있지도 않은 제주 제2 공항 예정지인 성산읍과 서귀포시를 연결하기 위해 비자림로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인데요. 기존 왕복 2차로에서 4차로로 확, 포장하기 위한 것인데 소규모환경영향평가부터 잘못되었다는 평을 듣고 있어요. 비자림로는 곶자왈, 한라산국립공원에 비견될 만큼 뛰어난 식물 다양성을 가지고 있으며, 애기뿔소똥구리, 맹꽁이 등 10여 종의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지만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서는 해당 부분에 대한 언급조차 되지 않았어요.

2018년 최초 공사 과정에서 삼나무 915그루가 잘려 나갔고, 2019년 공사 도중 시민들이 애기뿔쇠똥구리, 긴꼬리딱새, 팔색조, 맹꽁이, 붉은배새매 등 10종 이상의 멸종위기 동·식물을 발견하자 공사가 중단되었던 적이 있어요.

난도질 당하고 있는 제주 비자림로

이에 도로 폭을 기존 21m에서 16.5m로 줄이고 방음벽과 울타리를 설치했지만, 2022년 10월, 확장공사 부근에서 또 다시 애기뿔소똥구리가 발견되어 제주도의 대책이 아무런 효과가 없음이 드러났어요. 작년부터 비자림로 확장 무효확인 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1심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 자격을 인정하지 않아 청구가 각하되었고, 현재 항소 중에 있어요.

그 와중에도 계속 비자림로 공사는 진행 중이며, 그리고 올해 8월, 제주도는 비자림로 옆에 있는 금백조로도 4차선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어요.

도로 확장 계획을 발표한 제주 금백조로

환경부가 허가하고, 개발까지 하는 대구 금호강

환경부 산하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금호강 산책로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중 팔현습지에서는 2021년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졌지만, 당시 수달, 삵, 원앙 등 법정보호종 3종만 발견되었다고 보고되었어요. 하지만 팔현습지 시민생태조사단이 조사한 결과, 수리부엉이, 담비, 큰고니, 하늘다람쥐 등 총 14종의 환경부에서 보호하고 있는 법정보호종이 발견되었어요.

팔현습지는 생태자연도 1등급지 철새도래지이며, 대구에서 산과 강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거의 유일한 곳이에요. 이런 곳에 산과 강을 가르는 교량형 보도교를 설치할 경우, 잘 보전되어왔던 서식지는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지난 21일,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킨 역시 환경부 산하인 대구지방환경청은 시간 계절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미흡한 점은 있지만, 환경영향평가엔 '문제가 없다'라고 발표했고, 환경부가 환경부이길 포기했다며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등은 소송을 예고했어요.

한편, 팔현습지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진행한 '이곳만은 꼭 지키자'라는 시민공모전 수상지역으로 선정되었어요.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개발하는 금호강 산책로 조감도

부실 환경영향평가 해결 방안

현행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업자가 비용을 지급하더라도 사업자와 이해관계가 없는 객관적인 제3자가 환경영향평가를 하게 해야 하고, 환경단체가 참관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또한 기업이나 대행업체가 환경영향평가 부실에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라, 환경부가 책임을 져야 해요.

캐나다의 경우, 환경영향평가청을 따로 두고 있고, 관련 행정기관과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참가시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해요.

미국은 인허가 권한을 가진 행정청이 환경영향평가의 책임을 부담해요. 대부분 사업에 대해, 사업자는 먼저 환경평가서를 제출해야 해요. 해당 평가서는 30일간 정부 홈페이지 등에 공개되고 공청회, 오픈하우스 등 주민 의견을 구하는 절차를 거친 후에야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여부에 대해 알 수 있어요.

일본의 가사와키시의 경우엔 환경영향평가 전에 총 3번의 공청회를 열어요. 주민과 기업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업자는 주민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게 되고, 사업을 둘러싼 쟁점들이 좁혀져요. 그리고 이 공청회 내용은 기록되어 환경영향평가에 반영돼요.

최근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를 수정을 위해 국회와 정책토론회와 성과발표회를 열었어요.

화학물질 규제를 위험도에 따라 적용하고, 환경 영향이 적다고 판단되는 개발사업은 간이평가만 실시하는 등 환경영향평가제도를 완화할 예정이에요.

다행히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언급되었는데,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표준 품셈을 마련하고 산정 기준 준수 법규화를 추진할 예정이에요. 또한 환경영향평가 기술자가 반드시 작성해야 하고, 기술자 대상 교육과 훈련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해요.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폭적인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다음 주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환경평가 등급 1·2등급지라고 하더라도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허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해요. 국가적으로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에는 수년씩 걸리던 기간을 패스트 트랙을 통해 1년 내로 단축하겠다는 입장이며, 그린벨트 해제 권한 역시 지방자치단체로 대폭 넘기겠다고 밝힌 상태예요.

🐈‍⬛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

말론 / 3살

보더콜리 BOY

말론이는 불법적으로 보더콜리를 번식하여 판매하던 모 의정부 훈련소에서 태어났어요. 오랜 시간 굶어 바짝 야위어진채로 발견되었지만 첫 만남부터 일어날 힘도 없어 주저앉은 채로 반갑다고 꼬리를 칠 정도로 사람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이 넘치는 아이예요. 말론이는 기형 발생률이 너무 높아 교배가 금기시되는 보더콜리 멀끼리 교배한 더블멀이에요.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선천적으로 귀가 들리지 않지만, 손짓 하나로 '앉아'를 가르치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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